태풍 이름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요? 14개국 140개 이름의 순환 방식부터 한국이 제출한 이름, 영구 제명 규칙까지 쉽고 재미있게 정리했습니다.
1. 태풍 이름 정하는 방법 — 알고 보면 생각보다 흥미롭습니다
태풍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카눈, 미탁, 힌남노... 이 이름들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지?" 단순한 번호 대신 이름을 붙이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그 답을 시원하게 드릴게요.
2.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의외의 역사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건 호주의 예보관들이었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이름이 필요할까요? 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어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보가 혼동되지 않도록 태풍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실용적인 이유였던 거예요.
3. 2000년부터 달라진 규칙 — 아시아 14개국이 직접 제출
1999년까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지만,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 각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원국은 한국,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북한, 싱가포르, 미국 등 14개국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어요. 미국은 미국령 괌과 북마리아나 제도가 태풍의 피해를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가입했고,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 영향으로 미가입국입니다. 지정학적 이유까지 태풍 이름에 녹아있는 셈이죠.
4. 140개 이름, 5개 조로 순환하는 구조
태풍 이름은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합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하며, 태풍이 보통 연간 약 25개 정도 발생하므로 전체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친숙하고 귀여운 이름들이 태풍 목록에 올라가 있다는 게 꽤 흥미롭지 않나요?
또 태풍위원회 회원국에는 북한도 포함되어 있어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은 20개입니다.
5. 이름이 영구 삭제되는 경우 — 제명 규칙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변경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나비는 독수리로 대체되었으며, 매미는 무지개로, 수달은 미리내로 변경됐습니다.
태풍 이름 하나가 사라진다는 건, 그만큼 큰 상처를 남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생활 꿀팁 — 태풍 이름으로 미리 파악하는 법
태풍 이름만으로도 어느 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인지 유추할 수 있어요. 한자 계열이면 중국·홍콩, 동남아 느낌이면 태국·캄보디아, 익숙한 우리말이면 한국 또는 북한이 제출한 이름입니다.
기상청 태풍 정보 페이지에서 현재 태풍 번호와 이름을 함께 확인하면, 올해 몇 번째 태풍인지도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태풍 시즌이 본격화되는 7~9월에는 기상청 알림을 꼭 켜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태풍 이름은 매년 새로 정하나요? A. 아닙니다. 140개의 이름을 미리 정해두고 순서대로 순환 사용합니다. 4~5년에 한 번씩 같은 이름이 돌아옵니다.
Q. 한국이 제출한 태풍 이름은 무엇인가요? A.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총 10개입니다.
Q. 태풍 이름이 삭제되는 기준이 있나요? A. 명확한 수치 기준보다는, 해당 태풍이 회원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될 때 해당 국가가 태풍위원회에 제명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